MONO or DIA-LOGUE

독백 대사. 국가부도의 날. 윤정학.

LaMo 2021. 10. 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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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대한민국이 IMF시대를 맞이하기 전의 일주일의 상황을 그린 영화이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주연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뱅상 카셀이 나오다니... 이건 꼭 봐야 하는 영화이다.

 

영화는 크게 세 개의 이야기가 큰 관통선을 두고 교차한다. 각 이야기가 서로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세 가지의 이야기는 서로 엮여 국가부도라는 큰 줄거리를 만든다. 세 가지 이야기가 서로 교차 편집되며 서로 엮여 줄거리에 시너지를 만든다. 정말 재미있는 구성이다.

 

아래 대사는 배우 유아인이 소화하는 윤정학이라는 금융맨의 대사이다. 그는 국가가 부도 날 것이란 걸 미리 예측하고 회사를 그만둔 후 투자자들을 모아 역베팅을 노리려 한다. 그는 그의 고객들을 한 자리에 모은 후 역베팅 투자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독백 연습 대사 중 아래 대사처럼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연설을 하는 대사는 그리 많지 않다. 혹시 모르니 연설하는 대사를 준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내용을 잘 전달할지? 어떻게 하면 청중을 휘어잡을지? 어떻게 하면 강약을 잘 조절해가며 말할지? 청중의 수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반응할지? 등 생각하며 연습하면 좋을 것이다.

 

준비한 대사의 분량이 좀 되나. 글의 흐름과 내용을 이해하면 생각보다 쉽게 외울 수 있을 것이다.

 

즐거운 연설 연습이 되길 바란다.

 

국가부도의 날.

최국희 감독. 2018.

엄성민 각본.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 주연.

 

 

저는 그동안 고려종금에서 개인 자산 관리 담당으로 일하면서 여러분들에게 제법 괜찮은 수익을 안겨 드렸습니다. 

어머니, 그렇죠? 아버님.

저는 일주일 안에 대한민국이 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망하는 이유는 딱 두 글자입니다.

'여.' '줄 여' 자에 '믿을 신'자. '신'.

금융기관에서 개인이나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여신이라고 합니다.

요거, 믿음.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는 이 믿음이 오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 믿음이 얼마나 근거 없고 부실한 믿음이었는지.

올해 초부터 서서히 균열이 가고 있다는 걸. 저는 감이 왔습니다.

제가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여기 사업자가 있습니다. 

사업자가 장사를 하고 싶은데 줄 돈이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기업은 은행에 가서 어음을 발행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발행된 어음을 제2 금융권에 제출합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제가 딱 셋까지만 세어 보겠습니다.

하나. 둘. 셋.

놀랍게도 순식간에 이 은행에서 발행한 어음만큼의 돈을 다시 대출해 줍니다.

이 어음은 담보로서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아무도 따지지 않고, 아무도 묻지 않고 그냥 대출해 줍니다.

이렇게 발행된 어음은 중소기업에게로 다시 전해집니다.

일개 중소기업도 이렇다면.

대기업은? 은행을 통해 외국계 은행에서, 해외 투기자본에서 빚을 담보로 해서 다시 빚을 냅니다.

그리고 이 빚이 제조업체로 쭉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만약 장사가 잘 돼서 회수가 된다면 모두 다 해피한 거죠.

삐끗, 어느 하나라도 삐끗한다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왜냐? 말도 안 되는 믿음을 통해서 이루어진 거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게 1997년까지 대한민국이 장사를 해온 그런 개좆 같은 과정인 거고요.

하지만 이제 이 부실의 폭탄이 올해는 터질 것이다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하지만 정부는 절대 알리지 않을 겁니다.

나라가 망하고 있다는 증거가 이미 나오고 있는데도 그 새끼들은 그냥 모른척하고 있거든요.

남편 공장에서 월급을 안 줘서 힘들다는 사연. 거래처에서 밀린 대금을 안 줘서 집을 내놨다는 사연.

이미 국가부도가 시작됐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능하거나! 무지하거나!

저는 그 무능과! 무지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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