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 or DIA-LOGUE

2인 대사. 기생충. 기택. 동익.

LaMo 2022. 3. 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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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우리나라 영화 역사에 크게 기록될 영화라 할 수 있다. 해외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우리나라 영화의 예술성과 흥행성을 잘 보여준 영화다. 나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처음에 나왔을 때 보지 못했다. 나에게 2019년은 많이 바빴던 시기였던지라... <기생충>은 결국 나중에 넷플릭스에 나오고 나서 보게 되었다. 그때 보니 정말 장면 하나하나 유쾌하게 봤던 기억이 나고 영화관에서 못 본 게 아쉬울 정도였다.

 

아래 준비한 대사는 기택(송강호 분)과 동익(이선균 분)이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기택은 동익의 운전기사로 있으면서 자신의 부인을 동익의 집 가정부로 들여오기 위해 수를 쓴다.

 

이 장면이 재미있는 이유는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대사에 스토리에 관한 중요한 떡밥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선을 넘는' 내용, 이전 아주머니가 2인분을 먹는 내용 등 떡밥 요소들을 듣는 재미가 있다.

 

또한 차 안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너무 긴장감 있고 좋았다. 밖은 비가 내려 외부 소음은 화이트 노이즈처럼 두 인물의 대사에 집중하게 하는 것 같다. 비라는 장치가 그들이 있는 공간을 더욱 고립되게 만들어 긴장감이 있는 거 같다. 어두운 차 안의 공간 그리고 간혹 들어오는 외부 조명이 만들어내는 환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정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작은 한정된 공간에서 두 배우의 톤은 높지 않지만 이런 긴장감이 형상되는 것이 나에게는 재미있게 다가왔다.

 

두 배우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기택이 업체를 소개하는 부분과 전화를 걸게 하려고 애쓰는 모습, 꼭 그 타이밍에 전화를 해야 한다고 지시받은 것처럼 보이는 성급함이 너무 유쾌했다. 어떻게 보면 영화에서 기택네 가족을 연기한 배우들은 극 안에서 또 다른 배역을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재미있었다. 동익 역시 캐릭터가 잘 표현된 거 같다. 이선균 배우의 거들먹거리는 연기는 너무 좋았던 거 같다.

 

이 장면은 두 인물이 서로 바라보지 않고 각자 다른 곳을 보며 하는 장면이다. 서로의 시선을 보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말을 전달하고 받는 것을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유쾌한 연습이 되길 바란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 2019.

봉준호, 한진원 각본.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주연.

동익 : 김기사님.  그 갈비찜 잘하는데 혹시 좀 아세요? 너무 멀리 말고 이 근처에.

 

기택 : 예예. 그럼 저녁 밖에서 드시고 들어가시는…

 

동익 : 그죠.

 

기택 : 음.

 

동익 : 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갈비찜이 먹고 싶냐. 원래 우리 그 아주머니가 갈비찜 진짜 잘하셨거든.

 

기택 : 아 그 저기 엊그제 관두신 그분.

 

동익 : 예 왜 갑자기 관둔 건지 집사람이 설명도 안 해주고 차암. 쯧 하긴 뭐. 아줌마야 쌔고 쌨으니까 다시 또 구하면 그만이긴 한데. 그래도 여로 뭐로 아쉽죠. 상당히 괜찮은 아줌마였거든 그 양반이.

 

기택 : 응 예.

 

동익 : 집안 구석구석 관리도 잘하고 그리고 매사에 선을 따악 잘 지켜. 내가 원래 선을 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데. 그 뭐라나 그 단점은 딱 하나? 너무 많이 먹는 거? 맨날 뭐 2인분을 드셨다나? 뭐. 하긴 뭐 그만큼 일을 또 많이 하니까.

 

기택 : 아 그러면 사모님이 빨리 구하셔야겠네요. 새로 집안일하실 분.

 

동익 : 이제 클났죠 뭐. 그 아줌마 없이 요대로 일주일만 지나봐 집안이 완전 쓰레기통이 되지. 내 옷에서 냄새 풀풀 날 거고. 다솜이 엄마도 원래부터 집안일에 재능이 없어요. 청소도 못하고 음식 진짜 맛없고.

 

기택 : 그래도 사랑하시죠?

 

동익 : 허허허 허허 허허. 아이 그럼요. 사랑하죠. 사랑이라고 봐야지. 흐.

 

기택 : 그럼 이거를 한번. (명함을 건네준다)

 

동익 : THE CARE? 뭐죠 이게?

 

기택 : 예 저도 최근에 알게 된 업체인데. 그 뭐라고 해야 되나 이게 맴버십 위주로만 운영이 되고요. 어 대표님 같은 그 VIP 고객분들 가정에 이렇게 가사도우미, 간병인 또 저 같은 수행기사들? 어 이런 엄선된 베테랑급 인력들만 추려서 공급하는 그런 전문 회사라고.

 

동익 : 아 명함만 봐도 고급스럽네 진짜. 디자인도 그렇고. 근데 김기사님은 어떻게 알게 된 거지 이 업체를?

 

기택 : 어 저한테도 연락이 왔었죠. 어 저도 베테랑급 기사다 보니까. 뭐 일종의 스카우트 제의? 근데 연락 왔을 땐 뭐 이미 전 대표님하고 이 면접을 하기로 되어있던 참이라.

 

동익 : 아 그랬었구나. 이런 유명 업체를 거절하시고 저를 택해주신 은혜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하아 하하하

 

기택 : (차가 갑자기 끼어든다) 아아 아이고아이고. 에잇 씨발 진짜. 쯧.

 

동익 : 아무튼 뭐. 이 명함 애기 엄마한테 주면 되겠네. 그죠?

 

기택 : 예 그래서 드린 겁니다. 예에 뭐 제 얘기는 하실 필요 없고요. 대표님께서 직접 알아본 업체라고 말씀하시면서 드리면...

 

동익 : 그래요 네. 덕분에 이럴 때 생생 한번 내보는 거지 뭐.

 

기택 : 상담사 그 뒷면에 상담사 번호가 있을 텐데. 예 글루 일단 전화 통화하시면.

 

동익 : 앞에 봐요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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